-
Vol6. 2022 봄과여름
2022 년 07 월
-
간조에만 닿을 수 있는 섬,무인도에서 하룻밤글 고창문화관광재단 사진 고창문화관광재단, 안갑주토요일 아침 10시 반, 참가자들이 만돌갯벌체험장으로 모였다.‘문화유산 연구소 길’에서 5월 21~22일까지 시범 운영하는대죽도 해양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대죽도 해양치유캠프는 코로나 이후 자연 속에서 휴양을 즐기고 싶어 하는 수요에 맞춰 고창의 해양자원을 활용한 관광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무인도에서 진행하는 캠프라 기반시설도, 화장실도 없다. 전기와 물은 발전기와 물탱크를 활용하여 해결한다.이렇게 많은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30명 정도의 참가자가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무인도에서 캠핑하려고 주말을 반납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다.
대죽도로 들어가기 전, 온몸으로 느끼는 고창갯벌참가자들이 모여 먼저 짐을 실어 보내고 갯벌체험을 위해 트랙터 버스에 탑승했다. 고창 바다에 올 일은 있었어도 갯벌에 들어가 조개를 캘 일은 없었다. 몇 번 땅을 긁지않아도 바지락이 나왔다. 바지락을 담는 그물망 주머니가순식간에 하나 가득이다. 기대와 달리 갯벌 바닥이 딱딱해서 걷기에 어려움이 없었다.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찰랑거리는 바닷물이 기분 좋다. 조개 채집 이후에 개막이어장체험을 위해 이동했다. 개막이어장은 조수 간만의 차가 큰해역에서 간조 시 수심이 얕아지는 곳에 고정목을 박아 그물을 설치해 놓았다가 밀물을 따라 들어온 물고기를 썰물때 그물에 가두어 잡는 전통 고기잡이 방법이다. 묶어 놓았던 그물을 풀어 바닥에 흩뿌리면 작은 물고기와 꽃게가도망가 빠르게 잡아야 한다. 복어도 있었는데, 몸통이 잔뜩 부풀어 오른 모습이 귀엽다.
모든 체험을 끝내고 본격적인 캠핑을 위해 대죽도로 들어갔다. 만돌 갯벌체험장에서 3km 떨어져 있는 대죽도는사람이 살지 않는 섬으로, 물이 빠지는 간조 때에만 트랙터버스를 타고 섬으로 들어갈 수 있다. 우리는 트랙터 버스를타고 바닷길을 따라 섬의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캠핑장에도착한 사람들은 짐을 풀고 텐트를 쳤다. 엄마, 아빠가 텐트를 치는 동안 아이들은 금세 친해졌는지 나무 그네에 모여 쉴 새 없이 놀았다. 행복이 이런 걸까. 앞으로의 시간과현재 상황과는 상관없이 즐거운 시간을 즐기는 것. 나무 그네 말고도 해먹, 나무 활이 준비되어 있어서인지 캠핑장 안에는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사람은 없었다. 당연하지만 이상한 풍경이었다.대죽도에서의 하룻밤, 특별함을 나눴던 시간요가명상 시간에는 윤동환 배우와 함께했다. 소나무숲에 요가 매트를 깔고 몸을 끝까지 뻗었다. 숲속 공기와 자연의 냄새가 온몸에 스며드는 기분이었다. 숲속에서 누워바라보는 하늘도 좋았다. 나무와 사이사이 틈으로 보이는하늘이 평화로웠다. 고요한 숲속에서 진행되는 요가는 마음과 정신에 안정을 줬다. 저녁 식사 시간에 통나무 장작으로 불을 피워 고기를 구워 먹으니 낭만이 절정에 달했다. 바닷길은 이미 물로 잠기고 어둠이 드리운 섬에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밥을 먹고 이야기를나누는 경험이 무척이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저녁식사 시간이 끝나고 음악공연과 그림책 낭독시간을 가졌다. 책마을해리 이대건 촌장이 그림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줬다. 그림책 낭독이 끝나고 진행된 음악회에는 오랜만에 듣는 하모니카 소리가 밤과 잘 어울렸다. 하모니카소리와 함께 낭만적인 시간을 보내고 모닥불 주위에 모여앉아 소소하게 이야기를 나누다 잠자리에 들었다.
낯선 무인도에서의 하룻밤은 불편하기보다는 잊지 못할 추억과 감각을 남겼다. 바닷물이 빠지기 전에는 나갈수 없는 이곳에서 우리는 완전히 자연의 일부가 되었다.밤은 그 어느 때보다 어두웠고, 어둠 사이로 바닷바람이온몸을 훑으며 지나갔다. 마음과 머리를 어지럽히던 고민들이 모닥불 불씨와 함께 날아갔다. 거대한 자연은 이렇게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가 보다. 다시 삶의 고민을 다 짊어지고 있다고 생각이 들 때, 이곳에서의 기억들로 위로받고 치유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