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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 2021 여름
2021 년 0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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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_마을을 기록하다매 순간 일상의 새로움을 발견하다스며들다 장민조 작가장민조 작가의 사진 속에는 하얀 안개가 낀 듯 희뿌연 시간이 어려 있다.꽃, 나무, 숲, 들판, 고창의 자연을 가득 담은 사진에는 그녀가 누른 셔터만큼의 시간이 존재한다. 그리 선명하지 않은 풍경에서 우리는 익숙한 장소와시간을 읽거나 새로움을 읽는다. 같은 장소여도 매일, 매시간 그곳에 스미는 빛과 분위기는 다르기에 그는 늘 새로운 마음과 시선으로 뷰파인더를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
“사진을 처음 접한 건 고등학교 때였던 거 같아요. 집에 있던 아빠의 오래된 자동 필름카메라로 처음 사진을 찍었어요. 그러니까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었죠. 그저 가지고 놀기 좋은 장난감 정도로 생각했던것 같아요. 그 필름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친구들을 찍어주기도 하고 무너져가는 담벼락을 담기도 했어요. 그러다 대학을 다니며 사진 수업을 들으면서 현상과 인화를 직접 해 보며 사진에 매력을 느꼈던 것 같아요.”놀이로 시작한 사진은 어느덧 그의 오랜 취미이자 또 다른 정체성으로자리 잡았다. 어디를 가든 항상 카메라가 그의 손에 들려 있었다. 여행을 떠날 때면 필름카메라와 필름, DSLR까지 한가득 이고 지고 움직였다. 여행중에 만나는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을 수없이 담으며 더 깊은 사진의 매력속에 빠져들었다.고향인 고창을 떠나 도시에서 직장을 다니다 고창으로 내려온 지 5년쯤됐다. 막연하게 카페를 운영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던 차에 목 좋은 자리가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덜컥 내려온 고향이다. 현재 장민조 작가는고창 읍내에서 ‘스며들다’라는 카페를 운영한다. 그의 카페에 들어서면 그가 찍은 사진이 곳곳에 놓여 있다. 고창에 내려와 5년간 담은 고창의 사계절이 공간 안에 가득 담겼다. 자연을 좋아하는 그에게 고창의 풍경은 더없이 좋은 피사체였다.
“고창에 내려오면서부터 꽃과 자연을 담는 일이 더 많아지고 즐거워졌어요. 도시에 있을 때는 자연과 꽃을 보려면 일부러 멀리까지 나가야 했지만 이곳은 걷는 곳, 눈길 닿는 곳마다 온갖 꽃이 계절별로 만발하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고창의 사시사철을 담는 일을 계속하고 있어요. 그 덕인지는 모르겠지만 카페를 찾아주는 분들 중에 당신 자녀를 찍어줄 수 있겠냐는 요청이 있어서 아이의 사계절 성장 과정을 담는 작업도하고 있어요. 아름다운 풍경 안에 늘 사람을 담아 찍어왔던 터라 저에게도즐거운 작업이 됐죠.”장민조 작가에게 고창은 항상 낯선 감각을 일깨우는 곳이다. 그의 말처럼 고창에는 바다와 산, 습지와 계곡, 들판과 갯벌 등 모든 형태의 자연이한곳에 모인 지역이다. 그렇기에 마음만 먹으면 원하는 풍경을 언제든 담을 수 있다. 그가 고창에 뿌리내린 뒤 사진을 찍으며 느낀 건, ‘사진은 일상의 새로움을 발견하는 것’이다.“사진을 찍는 행위는 제게 일상과도 같은 일이에요. 출근길에 매번 만나는 풍경이지만 그날그날 다른 모습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같은 장소를 찍어도 항상 새로워요. 고창에 정착한 지 5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모르는 장면들이 튀어나와요. 처음 고창에 내려왔을 때 ‘아무것도 아닌 것들을 특별하게 찍자, 고창이지만 고창이 아닌 것 같은 느낌으로 담아보자’ 생각하고 사진을 찍었어요. 요즘 생각은 매일 마주하는 고창의 아침을 매번 새롭게 담는 작업을 하는 거예요. 누군가가 아는 장소, 알고 있었지만 어쩐지 낯선 모습을 계속해서 기록하는 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