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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5. 2021 가을2021년 12월

발견_예술가

마을로 들어온 예술가

고창문화관광재단 사진 책마을해리

공음면 건동마을에 이사 온 오정석 작가는 큰 키에 꼬부랑 단발머리가 인상적이다. 묻지 않아도 그가 예술가임을 알 수 있다. 도시 속 수많은 사람 사이에서도 한눈에 띌 것 같은 그가 한적한 시골 마을 에 이사를 오다니 호기심이 잔뜩 인다. 그는 자그마한 시골 마을에서 어떤 작업을 이어가고 있을까.


그는 지난 8월 건동마을에 자리를 틀었다. 남양주 작업실을 정리하고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다가 고창으로 오게되었다. 우연히 고창이 고향인 친구의 집에 들렀다가 아예고창으로 귀촌하게 되었다. 고즈넉하고 소박한 마을 분위기에 마음이 사로잡혀 다른 곳은 보지도 않고 단번에 집을계약했다. 집 바로 앞에 큰 나무와 정자가 있고 그 뒤로는탁 트인 논이 자리하고 있어, 사계절이 바뀌는 것만 바라봐도 영감이 샘솟을 것 같다.

넓은 마당 한쪽에는 예전부터 작업실로 썼던 컨테이너를통째로 옮겨놨다. 그는 코로나가 한창이었던 작년과 올해에도 전시회를 열만큼 작품 활동을 꾸준하고 활발하게 해왔다. 컨테이너를 가득 채운 작품들이 그가 어떤 사람인지대신 이야기해주는 듯하다.
작년 말에 그는 초대전 <cosmos-沈默>을 열었다. 자개를 사용한 회화 작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수많은 별을가진 우주가 하나씩 들어 있다. 우주 안에는 은하수가 흐르고, 투영된 자신이 들어 있다.

“화려한 재료로 화려함 이면을 말하고 싶었어요.”


자개는 그가 오래전부터 사용해온 재료다. 가루로 만들어도 자개는 그 빛을 잃지 않는다. 팽창하는 우주와 내 마음도 알 수 없는 사람의 마음을 표현한 작품에서 그가 얼마나깊은 고민을 하는 사람인지 느껴진다. 그의 고민이 담긴 작품 활동은 평면과 입체를 넘나든다. 계란판과 버너, 의자 등 이전 작업실에서 사용하던 물건를합쳤다. 오랜 시간 동안 사용한 물건에 정이 들어 두고 올수 없었던 마음에서 그리했다. 그는 지금의 자신을 살린 물건이라고 말했다. 그것들을 양분 삼아 지금의 자신이 있기에 물건이 곧 자신을 나타낸다는 말을 들으며 나에게 있는오래된 물건들을 떠올렸다.

오정석 작가는 항상 머릿속을 꽉 채운 생각을 비우려고 고창으로 내려왔지만 그리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고 있지는 못하다.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작업들로 오히려 더 바쁘게 지내고 있다. 집 옆, 밭에서는 고창 생태환경을 예술과 결합하는 고창 생태 미술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지오돔 형태의비닐하우스에서 다양한 작물을 키우고 자연의 생명에너지를 기록하는 프로젝트다. 어떤 결과물로생각과 고민이 담길지 기대된다.



작품 활동은 ‘참나를 찾는 끝없는 여정’이라고 말한다. 끊임없이 내 안의 우주를 헤집고 다니다 보면 언젠가는 마음의 평화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실존 이유를 찾는 철학가의 아우라가느껴졌다. 그가 말하는 ‘참나’란 무엇일까. 어쩌면 살면서 끝까지 정의 내리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지금껏 치열하게 해온 고민을 계속해서 작품에 담는다. 그의 고민이 반영된 작품이, 그가 어떤 사람인지 말해줄 것이다. 그렇기에 평생 찾지 못하고, 정의 내리지 못할지 모르는 그 질문의 답은애써 찾지 않아도 괜찮을 것만 같다.

대문 밖까지 나와 배웅을 해주는 그가 마을과 참 잘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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