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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3. 2021 봄2021년 05월

고창을 애정하는 청년들이 뭉쳤다

청년공동체 '짓다' 김진욱 대표

청년공동체 ‘짓다’를 꾸린 김진욱 대표는 인터뷰 내내 ‘아무것도 아닌’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 아직 준비된 게 없다며 자신을 인터뷰하는 게 옳은 일인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도 했다. 그가 다른 팀원들과 함께 만든 청년공동체 짓다는 사실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어도 가능하다. 굳이 특별하지 않아도, 하고 싶은 것을 찾고, 해 보고 싶은 것들을 이뤄나가는 곳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다. 늘 무언가를 처음 시도하는 마음으로 ‘짓다’라고 이름 지은 그들은 이제 막 자신들의 그림을 그려나갈 참이다.

내 삶을 조금 더 가치 있게 만드는 과정
솔직히 카페가 있는 전체 부지가 너무 거대해서 놀랐다는 게 첫 번째 감상이었다. 김 대표가 운영하는 들꽃카페는 고인돌들꽃학습원 안에 자리한다. 학습원 안에 카페가 있고, 두 공간 다 이름에 들꽃이 들어가다 보니 이곳 전체를 김 대표가 운영하는 게 아닐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 물론 김 대표의 명쾌한 설명과 함께 오해와 생각이 정리되었다. 고인돌들꽃학습원과 들꽃카페는 사실 별도의 공간이다. 그저 김 대표는 좋은 계기로 공간을 빌려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조형물과 조각상, 우리 들꽃과 소나무, 분재 등의 식물로 공간을 가꾼 고인돌들꽃학습원이 들어선 자리에는 원래 고창서초등학교가 있었다. 아이들이 뛰놀고 공부하던 학교가 폐교된 후 2005년 고인돌들꽃학습원이 개원해 지금까지 운영 중이다. 그 시간 사이에 김 대표가 들어왔다. 군산에서 카페 사업을 하던 친구를 도와 일하던 중 친구에게 들꽃학습원 내에 오픈하는 카페에 매니저로 일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매장 운영 방법과 커피를 더 공부할 겸 고창으로 내려와 카페를 맡았다. 새롭게 펼칠 수 있는 일과 기회가 많을 거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그러다 친구가 운영하던 카페가 철수하면서 김 대표가 이어서 ‘들꽃카페’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시작했다. 

      

열심히 공부하고 직접 매장을 운영하며 배운 만큼 카페에 대한 김 대표의 욕심은 남다르다. 해 보고 싶은 것도 많지만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해내고 싶은 욕구가 더 크다. 새롭게 내놓은 쑥파운드케이크와 팡도르는 그가 지난해부터 고심하고 연구해가며 완성한 디저트다. 좋은 식감과 맛, 모양을 찾기 위해 빵을 만들고 시식하는 수많은 반복을 거쳤다. 재료 역시 되도록 몸에 좋고 맛을 더 살릴 수 있는 것들로 선별했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꼭 필요한 과정이었다. 

제빵 전문가도, 대단한 미식가도 아니기에 그가 정한 기준은 자신의 입맛이었다. 내 입맛에 좋은 음식이라면 다른 손님에게 내어도 부끄럽지 않을 거라 판단했다. 다행히 손님들 입맛에도 맞았는지 꾸준히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들꽃카페를 시작하고 카페 운영에만 매여 있느라 여행을 가거나 대외 활동을 해 본 일이 많지 않다. 그렇다고 그 시간들이 마냥 아깝다고 느껴지진 않는다. 카페가 자리를 잡으면 청년공동체 짓다의 활동 기반도 더 탄탄해지리라 생각한다. 

“지금도 카페를 운영하면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고 기획하고 있어요. 이번에는 고창 도시재생사업의 하나로 베이커리 키트를 제작하려고 해요. 시중에 판매하는 호떡 믹스나, 브라우니 믹스 같은 제품처럼 집에서도 쉽고 편하게 빵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제품을 개발 중이에요. 물론 재료는 보다 좋은 걸 넣으려고 해요. 지금은 이렇게 정신없이 카페 일에 매진하고 있지만, 내 삶을 조금 더 가치 있게 만드는 과정이라고 믿어요. 커피 한 잔 더 파는 게 제 목표는 아니거든요. 내가 삶을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 부분들을 계속해서 찾아나가는 거죠.”

매번 새로운 것을 ‘짓다’
김 대표가 팀원을 모으고 청년공동체 ‘짓다’를 만든 계기도 카페를 운영하면서부터다. 지난해 고창문화관광재단 사업이었던 지역문화인력 배치 프로젝트 ‘맘다독 시그널 카페’를 들꽃카페에서 진행했다. 맘다독 시그널 카페는 지역 청년들의 문화활동을 장려하고 문화를 통해 지역 청년들이 지역 문화인력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경험형 프로젝트다. 3회차에 걸쳐 진행한 프로젝트는 고창 지역 청년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문화예술 소비와 기회에 답답함을 느끼는 청년들이 한데 모여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들을 찾아가며 문화공동체를 형성하는 과정을 겪었다.

그 활동이 들꽃카페에서 이루어졌고, 청년들 사이에는 김 대표도 함께였다. 맘다독 시그널 카페를 계기로 평소 알고 지내던 지역 청년들과 자리를 마련해 함께 영화도 보고 노래도 부르고 토론 시간도 가졌다. 

“프로젝트가 다 끝나고 너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꾸준히 우리끼리 무언가 활동을 이어나가자는 이야기가 오갔어요. 프로젝트에 정해진 목표와 방향성에 맞춰 활동을 진행했다면, 이제 는 우리식대로 어떤 제약이나 제한 없이 해 보자는 거였죠. 그냥 다 내려두고 우리끼리 놀아보자는 생각이 컸어요. 그래서 이름도 ‘짓다’라고 지었어요. 완성도의 의미보다는 기존의 것 없이 새로운 것을 지어 나가자는 생각으로 만든 이름이에요. ‘짓다’라는 단어가 청년 단체에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왼쪽부터 김진욱, 현다솜, 박나현, 성신율, 유건주)

그렇게 김진욱 대표를 포함해 박나현 대표, 유건주 대표, 성신율 대표, 현다솜 대표 총 다섯 사람이 모였고, 올해 3월 청년공동체 짓다로 비영리법인을 세웠다. 카페와 요리, 농업, 영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청년들은 한 이름 아래 여러 활동을 기획해 나가고자 한다. 하지만 아직은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모두 본업이 있다 보니 함께 모여 활동하는 것에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은 각자의 자리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서로의 일을 돕는 것에 만족하고자 한다. 

“올해는 각자의 역량을 키우고 공동체로서 배워갈 수 있는 것들을 배우고 쌓아가려고 해요. 다들 바쁘고 힘든 거 뻔히 아는데 억지로 시간을 쪼개참여하는 것보다 조금씩 즐겁게 하는 게 더 의미 있다고 봐요. 이번에 고창공동체지원센터의 도움으로 역량강화프로그램에 참여하는데, 이걸 계기로 배움의 시간을 갖고 내년에는 공동체 지원 사업을 신청해 보기로 했어요. 사실 짓다는 그저 플랫폼일 뿐이에요. 어떤 활동의 중심축이 되는 거지 전부는 아니거든요. 짓다를 통해 많은 청년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었으면 해요. 짓다 안에서 하나하나의 테마를 연결해 나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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